2014년 3월18일 고객선수금 50% 예치를 앞두고 부실한 상조관련법(할부거래법)으로 인해 상조업계에 대한 감시가 활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공정위(위원장:노대래)가 긴장하고 있다. 할부거래법 정비의 시급함으로 인해 공정위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정무위원회에 상정도 안 된 상태여서 이번 예치금 마지막 기간을 앞두고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3년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상조계약으로 인한 피해구제 접수 건수가 2008년 234건에서 2012년 719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8월 중순까지 663건을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약환급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상조공제조합으로부터 공제계약 중지를 통고 받은 디에이치상조(대표:강동규)와 마찬가지로 계약해지 시 이리저리 핑계만 대는 것은 물론 각종 서류와 신분증 사본, 인감증명서까지 제출토록 해 불편을 끼치거나, 납입금 이체가 밀렸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무효화하고 해약환급금 지급을 거부하기도 한다. 결국은 공제조합이 공제계약 해지를 공고하면 해당 상조회사는 당연히 폐업으로 이어진다. 이런 때를 노려 관련 상조회사 대표는 소위 먹튀를 시도, 잠적하는 식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회원이관을 변칙적으로 하면서 피해가 확산되는 중이다.

자금부족으로 경영난을 겪는 업체가 고객명단을 다른 회사에 넘기고 폐업한 후 고객이 계약해지를 원할 때는 양쪽 업체 모두 해약환급금 지급을 거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들에게 치명적인 행위로 오직 장례서비스만 받을 수 있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그래도 장례행사를 제대로 해 주는 것은 다행이다. 이마저도 유족들에게 계약한 상조상품보다 훨씬 높게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등 부작용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 할부거래법에는 타 상조회사의 법인 전체를 넘겨받은 업체는 고객이 해약을 원할 때 그동안 불입한 돈의 최대 85%까지 돌려줄 책임이 있지만 '고객'을 넘겨받은 경우에는 관련법이 미흡해서 규정이 없어 문제다.

물론 자사 회원을 이관해 줄 때 해당 상조회사 대표는 상대편 인수자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받기로 이면 계약하는 게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고 각 상조회사에 가입한 상조소비자들의 개인정보 침해 또한 큰 문제다. 일부 업체들은 회원이관 과정에서 소비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통째로 이관하면서도 고객에게 이를 추후 통보하거나 서면이 아닌 문자나 전화로 확인 받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인데도 그것마저 외면하고 무조건 회원만 이관하는 일부 업체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보호 지침에 따라 상조업체가 회원을 이관할 때 충분히 설명한 후 당사자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공정위가 미래상조119(주) 송기호 대표를 검찰에 고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50%예치가 상조업계에 미칠 파장이 실로 만만치 않을 것은 현재 50% 예치를 위해 자금마련에 들어간 은행예치협회 회원사들의 움직임이다. 이들은 제3공제조합 설립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극단적인 생각도 하고 있는 일부 상조회사 대표들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상조업계는 물론 공정위도 내심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들 은행예치 상조회사들은 어쩌면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지도 모른다. 실질적으로 법이 정한대로 예치 기준을 못 맞춘 상조회사도 있지만 그 이상 지급비율을 충분히 맞춘 상조회사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럼에도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불이익과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들에게도 3월18일 이전에라도 두 상조공제조합의 문턱을 낮추어 가입을 원하는 상조회사 모두를 받아드리는 전향적인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조건적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처음 취지를 망각한 채 자신들만의 헤게모니를 형성 나머지 적은 규모의 상조회사의 고사를 조장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상조뉴스 이화종 기자>